업무 과다로 번아웃, 지금 와서 돌아본 나의 실수

 

• 들어가는 말: 과열된 열정과 업무 과부하
  • 사회 초년생으로서 높은 열정과 성과 욕구
  • 본인 역량 이상으로 업무를 맡아 시작된 과로
• 번아웃의 전조: 쉬지 못하는 강박감
  • 휴가·병가 사용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
  • 스스로 만든 압박감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 거부
• 번아웃의 구체적 양상
  • 업무 효율 하락과 실수 증가
  • 무력감, 자책감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
• 도움 요청의 지연과 책임감의 역설
  • 팀장·동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거절
  • ‘민폐가 될까’라는 잘못된 배려와 오기로 인한 자초된 부담
• 결과: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미치는 악영향
  • 본인 건강 악화 및 팀 퍼포먼스 저하
  • 실수·업무 마감 지연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 번아웃 이후의 깨달음
  •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
  • 휴식과 개인 시간의 중요성 재발견
  •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 효과 이해
• 습관의 변화와 새로운 관점
  • 완벽주의와 과도한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정·업무 관리 방식 재정비
  • 필요 시 팀원과의 협업과 상호 지원
• 맺음말: 번아웃이 가져다준 교훈과 앞으로의 방향
  • 번아웃을 통해 한계와 균형의 중요성 체득
  • 성과와 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휴식·협업 필수
  • 뒤늦게 얻은 깨달음을 실천하며 지속적 발전 도모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그 누구보다도 일에 열정이 있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회사에서 나를 인정해 줄까?’ 하는 불안감은 분명 존재했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은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라는 의지였다. 그래서 결국 내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업무를 자처하게 되었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에 손을 댄 끝에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을 맞이했다. 나름대로 “열심히만 하면 이겨낼 수 있겠지” 하고 버텼지만, 돌아보면 그때부터 이미 번아웃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밤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여겼다. “난 성실해, 난 책임감 있어”라는 자부심에 취해,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과하게 ‘열정적’인 모습으로 보이려고 무리하기도 했다. 팀 프로젝트에서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제가 더 해보겠습니다”라고 먼저 나서기도 했고, 누군가 일이 많아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제가 도울게요”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나름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때 내게 주어진 업무만으로도 벅찬 상황이었는데, 내 역할 이상의 부담을 떠안으며 점점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최악의 순간은 내가 실제로 쉬어야 할 때도 쉬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다. “지금 휴가를 가면 프로젝트 일정이 밀리면 어떡하지?”, “병가를 내면 내 빈자리를 동료들이 대신 감당해야 할 텐데, 미안해서 어떡하나?” 같은 불안과 죄책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결과, 눈에 띄게 건강이 악화되고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쉬지 못하고 한없이 무리를 반복했다. 솔직히 말하면 ‘휴식 없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만든 것이었다. 실제로는 회사에서도 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편이었고, 동료들도 서로의 건강을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과 ‘내가 빠지면 민폐가 될 것 같다’는 고민에 휩싸여,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거부했다.

그렇게 계속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진하며 나는 번아웃 상태에 가까워졌다. 내게 주어진 업무와 스스로 자처한 업무들이 뒤엉켜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하고 두려웠다. 머리로는 “이 일 자체가 싫은 건 아니야, 단지 지금 너무 힘든 것뿐이야”라고 애써 스스로를 달랬지만, 마음은 어느새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업무 효율은 당연히 떨어졌고, 실수나 놓치는 일이 잦아지자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커졌다. ‘나는 능력이 부족한가 봐’라는 생각마저 들어 일을 더욱 열심히 하고 싶은데, 마음과 몸이 따라주지 않아 더 깊은 무력감에 빠져갔다.

그리고, 그 무력감이 깊어지는 와중에 나의 가장 큰 실수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너무 늦게 했다는 사실에 있다. 사실 팀장님이 이미 내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해 주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업무 분산을 다시 해보는 게 어떻겠냐”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다. 왜냐하면 나는 책임을 혼자 떠안아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저 사람도 바쁘고 힘들 텐데, 내가 굳이 도움을 청하면 민폐 아닐까?’라는 잘못된 배려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기로라도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과부하에 도달하고 나서야 “이제 정말 한계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프게도, 이런 상황은 회사에 전혀 이롭지 않았고, 팀원들에게도 좋지 못했다. 나는 업무 태도에서부터 정서적인 부분까지 전반적으로 흔들렸고, 결국 중요한 시점에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거나 업무를 다 마감하지 못해 다른 이들에게 더 큰 부담을 전가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성실한 모습’이라는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동료들과의 신뢰에 미세한 금이 간 것도 사실이다. 이전까지 내게 큰 기대감을 보였던 선배들은 놀란 눈빛으로 “괜찮아? 많이 힘들어 보여”라는 말을 건네며 오히려 걱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제대로 일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과로했고, 그 과로가 오히려 내 자신을 망가뜨리고, 팀 전체의 퍼포먼스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번아웃을 겪은 후 내가 깨달은 가장 큰 진리는 ‘모든 것을 혼자 해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내가 겪었던 상황은 충분히 도움을 청하고, 업무를 적절히 분배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조금 더 배려했다면 피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스스로에게 “너는 할 수 있어. 조금만 더 버티면 돼”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실제로는 절박하게 고통을 호소하던 내 몸의 신호를 무시했다. 조직에서 업무를 할 때는 적절한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개인의 휴식이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로, ‘휴식은 단순히 게으름이 아니라 일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회사에서는 장기간 성과를 내기 위해 당연히 직원들의 건강과 휴식을 배려해야 하며, 개인 스스로도 컨디션 관리를 책임져야 한다. 충분히 쉬지 못하면 일의 질은 떨어지고, 결국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휴일에조차 쉬지 못한 채 이메일을 확인하고, 퇴근 후에도 업무 관련 메시지에 즉시 답변을 달았던 내 과거 모습을 돌이켜보면, ‘그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었나’ 하는 후회가 남는다.

물론 나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일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리, 내가 진정으로 성장하고 성취를 느끼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배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안다. 쉽게 말하자면, ‘장기적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중간중간 몸과 마음의 회복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나약함이 아니며,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자신을 돌보고 가꾸는 현명한 태도다.

한 번 번아웃을 겪고 나니, 평소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는다. 예를 들어, 어떤 업무를 ‘반드시 오늘 다 끝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습관이나, 실패나 늦어짐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 때문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까지 책임을 지려던 태도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누적되어 결국 나를 옭아매고 말았다는 사실을 되짚어 본다. 이제는 일정이 빠듯해도 무조건 늦게까지 앉아 있지 않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방법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또, 필요하다면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 역시 중요한 협업 능력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번아웃은 결코 달갑지 않은 시련이었지만, 동시에 값진 배움의 기회이기도 했다. 나는 내가 가진 한계를 파악할 수 있었고, 그 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휴식과 협력이 필수적임을 배웠다. 더불어, 단순한 ‘책임감’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때 즐겁고 무엇을 잘해낼 수 있는지를 보다 정확히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완벽주의적인 태도나, 타인의 기대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려 하는 마음가짐이 결국은 스스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 역시 깨달음 중 하나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과거의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네가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적당히 의지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봐. 그리고 잠시라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서 보내는 중요한 신호야. 그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마.” 그 말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나의 번아웃은 덜 고통스럽고, 회사 생활도 훨씬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뒤늦게나마 번아웃을 돌아보며, 그때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을 되씹어 본다. 과잉 열정, 무리한 책임감,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그 자존심이 결국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얻은 깨달음과 성장 또한 내가 계속해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는 내 한계를 지혜롭게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건강한 균형을 이루며 일하고 싶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나의 실수는 결코 나를 망친 것이 아니라 나를 다시 돌아보고 성장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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